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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농산물마저 못생겼다고 구박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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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냠냠이 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0-01-0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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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크고 코는 오똑해야지. 턱은 갸름해야 하고···.'

외모지상주의. 외모로 개인 간 우열과 성패를 가르는 우리 사회에 깊숙이 고착된 사회문제. 이는 정형화된 미의 기준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판단되도록 만든다. 반려견, 반려묘, 농산물 할 것 없이 우리가 일상 속 접하는 것 대부분이 그 모양새로 가치가 결정되곤 한다. 그런데 "농산물마저 못생겼다고 구박하지 말자"며 농산물 외모지상주의(?)에 반기를 들고, 일명 '못난이농산물'의 생존판로를 개척한 이들이 있다.

"농부가 피땀으로 일군 농산물은 모두 소중합니다. 하지만 표준규격에 의해 농산물 가치가 정해지고, 흠집 있거나 크기가 작은 농산물은 헐값에 팔리거나 아예 수확되지 않기도 하죠. 규격이 아닌 농산물의 맛과 신선도에 중점을 맞춘 유통구조가 생기면, 표준규격을 벗어난 농산물도 쓰임이 생겨 자유롭게 생산되고 판매될 수 있습니다. 그런 건강한 농산물 유통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신례원초·예산중·예산고에서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죽마고우 강현우(29·충남 예산군), 장동희(29·충남 천안시)씨 이야기다.

 

이들이 세운 소셜벤처(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또는 소수의 기업가가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설립한 사회적 기업) '아이미소(대표 장동희)'는 못난이농산물을 농가에서 매입해 수수료 없이 소상공인에게 직접 유통한다. 헐값에 팔리거나 이웃에게 나눠주던 못난이농산물이 직거래되는 판로가 생기면서 농가는 새로운 소득을 얻게 됐고, 식당이나 반찬가게 등 소상공인들은 시중보다 저렴하게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구매하게 됐다.
 

올해 초 충남테크노파크에 입주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이미소는 12월 중 예비사회적기업에 진입한다. 함께 창업하게 된 계기를 묻자 장동희씨가 차분하게 그 과정을 설명했다.

"원래 셋이서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학창시절을 같이한 동네친구다. 창업에 관심 있었던 우리는 반찬가게 어플로 사업을 시작했다. 대학생시절 자취할 때 반찬가게를 자주 이용했던 것에 영감을 얻어, 위치기반으로 주변 반찬가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어플을 만들었다. '아이미소'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인들이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는 등 어플이 돋보이지 못해 사업을 접었다. 처음 같이 시작한 다른 친구는 지금 네덜란드에서 농업을 공부하고 있다."

 

첫 사업에 실패한 후 이들은 창업에 관한 육성사업에 참여해 정보와 지식을 쌓았다. 둘은 각각 다른 아이디어로 충남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2017청년CEO500프로젝트를 마쳤고 최근엔 2018충남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수료했다. 강현우씨는 주변 환경에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설명했다.

"새로운 창업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우리가 나고 자란 농촌을 자원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2014년부터 농업유통을 하고 있고, 사업을 같이 시작했던 친구가 농업으로 인정받는 네덜란드대학에서 유학 중이고, 주변에 농사짓는 친구도 많다. 농업과 관련된 인적자원이 주위에 가득하다. 이곳이 창업아이템이라고 눈을 떴고, 동희가 생각해 낸 못난이농산물 아이디어로 아이미소가 탄생한 것이다."

"농민들이 땀 흘린 만큼 풍족하길"

이들은 아이미소를 세우고 못난이농산물 유통을 위해 농가를 찾아 발로 뛰었다.

장씨는 "예산농민들께 먼저 찾아갔다. 고향이기도 하고, 가까운 농가에서 신선한 농산물을 유통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기도 해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못난이농산물을 유통하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농민들께서 쉽게 손을 내밀진 않았다. 사회적기업의 길을 밟고 있지만 초기 단계고 신생기업이니, 농민들께서 신뢰를 주기가 어려우셨던 것 같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후 예산에서 반응을 얻지 못해 찾은 청양군에서는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이 적극적으로 못난이농산물 유통에 협조했다. 청양농민들끼리 모여 행동적으로 활동하며, 협동조합에서 직접 판매도 하고 반찬도 만들어 판매하는 등 농가들의 수익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협동조합은 농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신다고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셨다. '젊은이들이 새 판로를 만들어줘 고맙다'며 응원해주실 때 힘이 났다"고 용기를 얻었던 상황을 전했다.

강씨는 "뉴스에 소개된 이후 서산, 서천, 보령, 금산 등 다른 지역 농가에서 먼저 연락 오는 곳도 많다. 농산물이 버려지니까. 하지만 거리가 멀어 가지 못하는 곳도 많다. 우리 지역 농가에서 아이디어 얻어 시작한 사업이 다른 지역까지 확대됐는데, 막상 우리 지역에서 유통되는 곳은 많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우리가 더 열심히 뛰어 농민과 소상공인이, 나아가 소비자까지 상생하는 유통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면 예산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겠나. 예산에는 현재 7개 농가와 정식협약을 맺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목소리를 모았다.

강씨는 "우리가 못난이농산물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사업을 시작하고 농민들의 반응을 얻은 것처럼, 농산물이 규격에 한정돼 판매되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차분하게 소신을 밝혔다.

이어 장씨가 "소비자들도 깨고 있다. 크기가 작거나 못생겨도 신선한 과일이면 먼저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런 구매 욕구를 시장으로 끌어오고, 표준화된 판로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며 그런 유통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지향점을 밝히며 "농민들께 배우는 점이 참 많다. 우리가 모르는 부분과 노하우를 기꺼이 알려주신다. 농민들이 땀 흘린 만큼 인정받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하면 좋겠다. 농민이 힘이 세져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보였다.

자신들이 깊게 고민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 놓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훈훈한 미소가 그려진다. "우리 모두 아이 같은 미소를 갖고 있다"며 그 미소를 띠게 하고 싶다는 이들의 마음 '아이미소'처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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